평소에는 흑과 백이 명확한 그런 컬러톤을 추구하지만, 바하리야에서는 그렇지 않기로 한다. 정말 이 공간과 잘 맞는, 그리고 절대 과하지 않게 현재 이 공간이 내뿜고 있는 그런 컬러톤들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고 싶어졌다.
이렇게 공간을 둘러보면서, 내가 건축 사진을 찍을 때 조금 마음가짐을 다르게 가져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찍는게 급급한 것이 아닌, 실제로 내가 바라보고 내가 이 공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 이 건축물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그것을 내 카메라로 담아내야 겠다 싶었다. 단순히 셔터를 눌러 담는 것이 아닌, 사진가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긴 그런 사진 말이다.
사실 사진가를 비롯한 창작자들은 사물을 바라보고 그것을 재해석 하는 과정을 거쳐야 그 사람만의 독특한 창작물이 만들어진다. 이는 사진 뿐만 아니라 사람과 공간을 해석하여 공간 속에 그림을 그려내는 건축가들의 창작 과정과 동일할 것 이다. 결국 건축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한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의 생각을 사진가가 바라보고 그걸 재해석 하여 사진가만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그런 긴밀한 협업 과정이 아닐까 한다.
들어와서 사진을 고를 때, 고를 사진이 많아 즐거운 고민을 가졌다. 모처럼만에 느낀 감정이다.